시민광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 회원가입
회원 게시판
15년째 의식 못 찾은 경찰관 '아빠' 대신 막내 딸 졸업식 찾은 동료들
나사랑 | 2019-01-18 09:23:21 | 조회 2676 인쇄하기
http://www.usimin.co.kr/85285     


트위터 페이스북
- 이 글은 경기화성광장 에서 함께 입력된 나사랑님의 글입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 동성중학교를 졸업한 장용석 전 경장의 막내딸 혜리(가운데)양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수원중부경찰서 남동학 여청계장, 김준배 경위, 혜리양, 동성중 김민지 담임교사, 장 전 경장 부인 황춘금씨. [사진 황춘금씨]


장용석(49) 전 수원 중부경찰서 경장은 지난 11일에도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날은 막내딸 혜리(17)양의 수원 동성중학교 졸업식 날이다. 그는 2004년 6월 경기도 수원의 한 식당 앞에서 난동을 부리던 취객에게 변호사 선임권리 등을 담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던 중 갑작스러운 피습을 당했었다. 넘어지면서 인도 끝 경계석에 머리를 크게 부딪쳤고,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의식을 잃었다. 벌써 햇수로 15년째다.

━
딸 졸업식 앞두고 보인 고열 증상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번쩍 안으면 ‘까르르’ 웃던 마지막 기억 속 두 살배기 막내딸의 졸업이다. 장 전 경장이 서울 중앙보훈병원의 장기요양 환자가 된 사이 어느새 이렇게 성장했다. 장 전 경장은 혜리양 졸업식 전에 고열 증상을 보였다. 체온이 39도를 오르락내리락했다. 항생제가 처방됐다.

장 전 경장의 부인 황춘금(45)씨는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 고열이 나면 굉장히 위험하다”며 “다행히 지금은 (열이) 정상 체온을 유지 중이다. 아마 졸업식에 가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나 그랬는지 않았나 싶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2004년 6월 취객검거 과정서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장용석(49) 전 수원중부경찰서 경장의 손을 부인 황춘금(45)씨가 잡고 있다. 김민욱 기자


━
“자, 찍을게요. 하나둘 셋!”
혜리양은 아빠 동료들이 자신의 졸업식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리 반가워하지 않은 기색이었다고 한다. 3년 전 초등학교 졸업식 때도 함께 했지만 말이다. 혜리양은 엄마인 황씨에게 “그냥 평범하고 조용하게…친구들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황씨는 “아빠 덕분에 맺은 인연인데, 이를 이어가야 아빠도 안심하지 않겠니”라고 설득했다. 혜리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원중부경찰서 남동학 여성청소년계장(경감), 김준배 경위, 박설현 경장이 졸업식이 열리는 동성중 교정을 찾았다. 요양 중인 장 전 경장을 대신해 혜리양을 축하해주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동료들이다. 남 계장은 번듯한 경찰 제복까지 갖춰 입었다. 이중 특히 김 경위는 과거 젊은 시절 함께 근무한 장 전 경장과는 인연이 깊다고 한다.

새초롬하던 혜리양의 얼굴에도 어느새 엷은 미소가 앉았다. “자, 찍을게요. 하나둘 셋!” 혜리양은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한 손에는 화사한 분홍 꽃다발과 졸업장이 들렸다. 황씨는 “벌써 남편이 쓰러진 지 15년이나 됐는데, 잊지 않고 함께 해줘 감사드린다”고 거듭 마음을 전했다.
불의의 사고 당시 어렸던 자녀들은 현재 청소년으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사진 황춘금씨]


━
만만치 않은 현실 손잡아준 인연
황씨는 2017년 말 수원 권선동 동산아파트 인근에 작은 베트남 쌀국수 가게를 냈다. 그 전까지는 생계와 병간호, 양육을 병행하려 보험설계사로 일했었다. 무턱대고 도전한 자영업의 교훈은 잔인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 본사 측의 횡포에 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최악이다. 황씨는 보험설계사로의 투잡을 준비하고 있다. 요양 중인 장 전 경장이 자신의 삶을 ‘연명’으로 느끼지 않도록 이를 악물었다. 동료들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끼는 요즘이다.

장 전 경장은 의식이 없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황씨 앞에서는 ‘반응’을 보인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던 신혼 시절 김치볶음밥을 안주 삼아 반주를 곁들이던 두 부부만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활짝 웃는 표정을 짓는다. 또 새로 부임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나 수원중부경찰서장 등 높은 상관이 병문안을 올 때면 다소 긴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사고 후부터 지금까지 장 전 경장을 곁에서 돌본 윤성남(63) 간병인도 동의한다.
요양생활 전 건강한 모습의 장용석 전 경장. 순경 임용 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황춘금씨]



황씨는 올해 봄을 기다린다. 장 전 경장을 휠체어에 태워 근무했던 수원중부경찰서를 찾을 계획이다. 장 전 경장은 경찰의 날을 자신의 생일보다 더 챙겼던 열혈 경찰관이었다. 수원중부경찰서에는 현재 장 전 경장의 이름을 딴 구내 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황씨는 경찰서 방문을 통해 장 전 경장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황씨는 “근무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순직 또는 공상자 가족들은 힘겨운 고통을 감내하며 살고 있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위로가 이들 가족에게 큰 힘이 된다. 지금까지 경찰가족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 적이 없다.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관련 태그
     

덧글쓰기 | 전체글 0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시민광장 일정표 시민광장
15년째 의식 못 찾은 경찰관 '아빠' 대신 막내 딸 졸업식 찾.. 나사랑 19-01-18 0 0 2677
72549 폭설에 파묻힌 산양 구조 위해 열차 멈춘 기관사들   1 나사랑 19-01-18 1 0 6744
72548 황교안의 낯 뜨거운 정치 입문기 [더정치 #152] 나사랑 19-01-18 0 0 2015
72547 데자뷔: 노무현의 자서전과 손혜원의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2 함만세 19-01-18 0 0 4292
72546 1월 18일 출석부입니다   8 몽글몽글 19-01-18 0 0 4043
72545 노무현의 길, 유시민의 길   5 하이에나 19-01-17 1 0 3781
72544 1.17(목) 김어준의 뉴스공장|손혜원, 박지원, 한준희, 박문..   1 나사랑 19-01-17 0 0 2213
72543 [2019.1.17]시사만평 나사랑 19-01-17 0 0 2285
72542 길에서 도움청한 새끼 고양이 입양한 남성의 사연 나사랑 19-01-17 0 0 2643
72541 시청사에 아기 기저귀 1,200개 두고 간 얼굴 없는 천사 나사랑 19-01-17 0 0 2219
72540 손혜원 투기 의혹. 보좌관이 직접 사실 관계 확인 나사랑 19-01-17 0 0 1946
72539 1.16(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정미, 최경영, 김지윤, 이재.. 나사랑 19-01-16 0 0 2041
72538 [1월 19일(토)] 2019년 구남가시민광장 신년회   1 또리아빠(이동희) 19-01-16 0 0 2425
72537 [2019.1.16]시사만평 나사랑 19-01-16 0 0 2079
72536 단골손님 어두운 낯빛보고 신고..극단선택 일가족 살린 마트.. 나사랑 19-01-16 0 0 2402
72535 유튜브 달군 장애 남성과 비장애 여성의 러브스토리 나사랑 19-01-16 0 0 2295
72534 [풀영상] 재킷벗은 문대통령-기업인…격의없는 소통 나사랑 19-01-16 0 0 1908
72533 1.15(화) 김어준의 뉴스공장|하태경, 김흥종, 호사카 유지,.. 나사랑 19-01-15 0 0 2031
72532 한 청년의 인생을 바꾼 대기업 면접 이야기 나사랑 19-01-15 0 0 2047
72531 3년 전 잃어버린 개와 대로변에서 재회한 남자   1 나사랑 19-01-15 1 0 2776
72530 김의성 주진우 스트레이트 35회-추적,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 나사랑 19-01-15 0 0 1991
72529 (함사세- 봉사활동 동아리) 지난 달 봉사활동 사진들   2 의왕달팽이 19-01-14 0 0 2288
72528 제11기 경기광장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장 선출공지   2 한티 19-01-14 0 0 2369
72527 경기광장 제11기 대표선거 일정공고   1 한티 19-01-14 0 0 2022
72526 [1월 18일(금)] 대전광장 2019년 1월 신년회&정모   1 시원 19-01-14 0 0 2253
72525 1.14(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우상호, 홍문종, 박상규, 한준.. 나사랑 19-01-14 0 0 1924
72524 [2019.1.14]시사만평 나사랑 19-01-14 0 0 1915
72523 해안으로 떠밀려온 돌고래를 살리려는 남성의 '감동적 헌신' 나사랑 19-01-14 0 0 2188
72522 사막 마라톤 중 만난 떠돌이 개.. 인생의 페이스 메이커 됐죠 나사랑 19-01-14 0 0 2159
72521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5회 김규리, 초계기, 현인 그리고 피아.. 나사랑 19-01-14 0 0 1864
72520 [1월 19일(토)] 함사세의 일흔~한번째 여행..   2 개성소나무 19-01-13 0 0 1959
72519 (2019년 1월 13일 일요일) 부시훼커님 2주기를 보내며...   1 의왕달팽이 19-01-13 1 0 2266
72518 2019년도 함사세 운영비 통장을 개설했습니다. 의왕달팽이 19-01-13 0 0 1978
72517 [1월 26일(토)] 경북광장 정기총회 공지   3 고야시 19-01-13 0 0 2241
72516 [알릴레오 2회] 문정인 대통령 특별보좌관(2) 태목(최두한) 19-01-12 0 0 2189
72515 광장 등록 방법   2 데데 19-01-11 0 0 2367
72514 1.11(금) 김어준의 뉴스공장|김학용, 황교익, 최배근, 오영.. 나사랑 19-01-11 1 0 2287
72513 [2019.1.11]시사만평 나사랑 19-01-11 0 0 2013
72512 마약사범 극단적 선택 막고 고령 민원인에 손길 내민 검찰 나사랑 19-01-11 0 0 2075
72511 지진 공포 속 반려견 챙기는 아기 포착 나사랑 19-01-11 0 0 2120
72510 [2019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 회견 나사랑 19-01-11 0 0 1948
72509 1.10(목) 김어준의 뉴스공장|박지원, 김진애, 김주영, 박종.. 나사랑 19-01-10 0 0 2172
72508 [영상] 유시민에 대한, 노무현대통령의 아쉬운 마음   2 태목(최두한) 19-01-10 1 0 3493
72507 [고칠레오 1회] 유시민,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린다? 태목(최두한) 19-01-10 0 0 2721
72506 [2019.1.10]시사만평 나사랑 19-01-10 0 0 2245
72505 우연히 찍은 노숙인 사진에서 찾은 10년전 헤어진 아버지 나사랑 19-01-10 0 0 2150
72504 육아 위한 귀갓길 40대 소방관, 100여명 대형참사 막아 나사랑 19-01-10 0 0 2293
72503 관훈라이트 #46-2 "포스코, 남모르는 MB 통장 보관 중" 나사랑 19-01-10 0 0 2012
72502 [1월 10일(목] 출석부 - 괴로움 또는 고통   26 복희씨 19-01-10 0 0 3043
72501 1.9(수) 김어준의 뉴스공장|구권효, 이용필, 박시영, 배종찬.. 나사랑 19-01-09 0 0 2561
72500 [1월 18일(금)] 2019년 1월 파주광장 정모   1 최정홈런 19-01-09 0 0 2528
72499 [2019.1.9]시사만평 나사랑 19-01-09 0 0 2036
72498 "우리가 데리고 나가겠다"..대형화재서 시각장애인 구출한 영.. 나사랑 19-01-09 0 0 2445
72497 123억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구두쇠 나사랑 19-01-09 0 0 2491
72496 [황금선박] #15 신재민 논란 총정리해줄게 나사랑 19-01-09 0 0 2080
72495 [1월 9일(수)] 출석부 - 대통령님의 증명사진   45 태목(최두한) 19-01-09 0 0 3411
111213141516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