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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이고 강물 건너는 소녀, 노랑 보트 덕에 안전해진 등굣길
나사랑 | 2019-02-12 09:07:46 | 조회 529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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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경기화성광장 에서 함께 입력된 나사랑님의 글입니다.


[서울신문]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강을 건너는 이 소녀, 등교하는 길입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잠보앙가 시에 사는 아이들인데 학교에 가려면 교과서와 교복 등을 넣은 가방을 두 팔로 들어 올린 채 거센 물결에 맞서 강을 건너야 한답니다. 학교까지 1000m쯤 이렇게 물을 헤쳐 가야 했답니다. 수위가 높거나 물살이 세면 헤엄을 쳐서 건너야 했고요. 망그로브 나무 가지들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어 위험천만한 길이었습니다.

노랑 보트 희망 재단이란 곳에서 필리핀 아이들이 안전하게 강과 바다를 건너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보트를 구입하는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답니다. 이 재단에서 가장 먼저 보트를 구입해 전달한 곳이 잠보앙가 시입니다.

재단을 창립한 제이 자보네타는 “훌륭한 수영선수라도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모들은 생계를 위해 낚시를 해야 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상황이 아니랍니다. 사실 몇백 달러만 있으면 배를 구입할 수 있을텐데 그마저 어려울 정도로 가난한 지역입니다. 자보네타 역시 이렇게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애들이 있는지 예전에 몰라 깜짝 놀랐다고 재단을 창립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친구들이 모금에 동참했고 이제 필리핀 전역에서 온정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200달러 정도에 구입한 작은 보트는 6~8세 아이들이 타고 스스로 노를 저어 건너게 하고 그보다 더 비싸고 큰 보트에는 엔진을 달아 부모나 더 큰 아이들이 조종하게 하는데 스쿨버스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몇몇 지역에서는 이마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아예 기숙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 더 큰 배를 구입해 교사와 교육 도구를 싣고 오지를 찾아가 이동 수업을 하는 프로젝트도 운용하고 있답니다. 2010년부터 200군데의 지역사회와 이런 형태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3년 태풍 하이얀이 덮쳐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해외 기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필리핀 각지에서 모인 기금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답니다.

자보네타는 “보트 한 척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는지, 또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상상조차 못했다”며 “필리핀은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그래서 어느 곳에나 보트가 있다. 오죽하면 100만대가 넘는다는 얘기가 나오겠느냐. 그래서 우리는 그저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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