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10년 동안 유시민 작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책, 강연을 듣고 정의에 대한 관념을 이해하고 가치를 정립했습니다. 그의 지식에, 언변에 환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기에 있는 많은 분들처럼 노무현 대통령과 닮아있는 바른 생각에 그를 응원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유시민 작가의 언행을 보면 전에 알고 있던 그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 시점은 지난 대선 때 ‘어용지식인이 되겠다’ 라고 선언한 이후부터 인듯합니다.
‘어용’과 ‘지식인’은 상호모순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인’은 진실을 알리는 사람인 반면 ‘어용’은 진실과 상관없이 한쪽에 부역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모순되는 개념입니다. 또한 ‘어용’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제 강점기에 부역했던 지식인들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유시민 작가가 이를 모르고 쓰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용’ 이란 말을 공개적으로 쓰면서 현 정부를 편들겠다는 그의 솔직한 태도를 칭찬해야 할까요? 아마도 유시민 작가는 자기모순과 위선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도 진영논리를 펼치겠다는 의지로 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결심 이후의 언행을 보면,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라고 할 정도로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수많은 강연을 동영상으로 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의’라는 주제로 한 강연입니다. 그 중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철로를 이탈한 전차의 딜레마’를 예시를 들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정의란 직관적인 관념이다. 학습과 상관없이 정의에 대해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시민과 태평양 어느 섬의 원주민에게 ‘철로를 이탈한 전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에 대해 같은 대답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발언에 공감했고 지금도 그 말이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그러한 정의관념이 직관적으로 작동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시위를 한 것일 것입니다. 또한 노무현과 유시민을 지지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이유는 이렇게 옳고 그름에 대한 상식적이고 직관적인 정의관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그러한 정의관념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어용지식인’으로서 옹호하는 것에서 나아가, 태영호 공사의 발언에 대해 시시비비 없이 일개 공사가 한 들을 가치가 없는 발언이라고 인신공격했고, 20대 남자들이 축구와 게임에 빠져있다고 비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에 대해 우리나라 재벌 2,3세보다 혁신적인 사람이라는 평가한 것뿐만 아니라, 최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그가 맘에 든다‘라는 표현까지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황교안 대표를 광주에서 무시하자고 하였는데 여기에는 지역주의를 조장하고자 하는 의도도 일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명백히 정의관념과는 반대되며 기성 정치인들보다도 더 구태하며 모순되는 발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던 유시민 작가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의 말과 글을 듣고 자라온 저로서는 그의 언행들이 실수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인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예전 시민광장에 들어오면 보았던 대문 글 중에 인상깊은 글귀가 있었습니다.
‘생각은 힘이 세다’
아마 유시민 작가가 한말인 것 같은데, 그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저 글귀가 인상깊은 것은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건전하고 합리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 힘든 환경에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저의 비판 또한 그러한 용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시민 작가로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