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날씨가 폭염에 기진맥진해지고 무기력감을 느끼게 하는 찜통더위입니다. 밤에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열대야입니다.

민주당 신임지도부 구성을 무심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정세균 의원의 대표 당선, 안희정씨의 최고위원 당선을 보며 최악은 면했구나라는 생각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분노의 단계를 넘어서서 체념과 무관심에서 나오는 일종의 가짢음이었습니다.

정당이 또는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은 이미 사망한 정당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했던 잔민당은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입니다. 153석으로 집권했던 열린우리당, 제가 당원으로 가입한 정당, 그래서 눈에 피눈물이 흘러도 그렇게 억울하고 분해도 이른바 궁물 당권파들을 비난하면서도 마음 한가운데는 나에 대한 부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그렇게 나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보고 싶었던 진짜 내가 주인인 정당이기를 바랬던 정당이었습니다.

참여정부 집권기간 동안 여당이면서 정부를 향해 비수를 꽂은 여당, 노무현과 정당민주주의를 염원했던 당원들에게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부었던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해 주기는 커녕 여론의 눈치를 살피다 자기 살 길 자기 계파 자기 정치적 계산에 따라 이중플레이를 서슴 없이 펼쳤던 집권여당, 무능과 배은망덕의 극치를 국민에게 선사하고 스스로 그 당을 짓뭉게버린 정치 이전에 인간성을 먼저 배워야 하는 저질의 인간들이 이합집산하고 세를 과시하며 당원들을 협박해서 박스떼기, 명의도용으로 스스로 자폭한 정당.............

정세균 신임대표님!

당신이 정치를 하고 계시는 목적이 뭡니까?

저는 당신을 정치인으로서 신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인 양심을 갖추고 계시는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진짜 의심이 갑니다.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하셨지요? 한때 정부 정책의 책임자로서 일말의 양심을 느끼시는지요? 양심이 있다면 민주당에 남아서 당신이 속한 정부를 까대던 사람들하고 새로운 정치를 논의할 수 있는지요? 

봉하마을 가신다는데 마음에 진짜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안드시는지요? 4살짜리 저희 아들녀석도 엄마가 없을 때는 저한테 온갖 아양을 떨다가 엄마가 집에 오면 안면을 싹 바꾸지만 그래도 아빠의 심기를 살피며 눈치볼 줄 아는 양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영길 최고위원님!

이하 잔민당 출신 최고위원님들!

먼저 인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정치를 우롱하지 마십시오? 정치를 이용해 먹지 마십시오? 당신이 지난 5년간 했던 말과 행동은 저의 가슴 속에 한점 한획도 선명하게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찾아뵙고 악수하시겠지요? 사진 찍으시겟지요?

김민석 최고위원님은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두렵지 않습니까? 벼락맞아 뒈질지 두렵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제 아들녀석보다 못한 사회적 양심과 인간에 대한 신의, 예의를 갖고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들을 만만하게 보지 마십시요.

국민들을 이용하려 들지 마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