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인생역정

김상곤....강한 집념이 불러온 성공

불가능을 가능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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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은 1949년 조용한 빛고을, 광주에서 아버지 김병도씨, 어머니 고삼남씨 사이에서 4남1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서석초등학교, 서중학교, 광주 제일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어렸을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이후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다.

1971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것이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조용한 아이 김상곤이 집념의 사나이로, 뜨거운 민주 투사로 바뀐 것이다. 당시로서는 흔한 일이었지만, 블랙리스트에 올라 가발에 안경을 쓰고 도망을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젊은이의 인권과 자유를 유린하고 병영문화를 조장했던 교련교육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강제징집을 당하고 만다.

교수가 된 뒤로도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계속 이어졌다. 1987년 그는 교수들과 함께 6월항쟁을 이끌었다. 교수들이 6월항쟁의 주역으로 나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것은 전혀 중요치 않다. 1995년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공동 의장을 맡아 일했고, 1996년에는 불가능할 것만 같던 전두환, 노태우 구속을 앞장서서 결국 성사시켰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리던 일을 일일이 설득하며 추진한 끝에 마침내 해낸 것이다.

2005년에는 지금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등록금 후불제’를 추진하여 학계 및 교육단체, 시민단체까지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힘들어 하는 제자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2006년부터 3년동안 서명운동을 하고, 국토대장정을 하고, 많은 토론을 벌이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투쟁 끝에 또 한번 어려워 보이던 일을 이뤄냈다.

물론 현재 이명박 정부가 ‘서민정책’이라는 명분 아래 시행하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가 애초에 김상곤이 바라던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는 대학 등록금 관련 서민 정책의 기반은 그가 다진 것이다. 돈 교육 철폐, 차별 없는 교육을 주장하는 김상곤 교육감과 소수 특권교육, 무한 경쟁 교육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묘한 엮임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나보다.

2009년 그는 경기희망교육연대의 ‘범도민후보’로 선정돼 교육감 선거에 도전하게 된다. 교육 현장의 변화를 바라는 도민들의 힘은 강했다. 예상치 못했던 그의 당선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의 정책은 경기도 교육에 새바람을 몰고왔다. 하지만 그만큼 김상곤을 견제하고 방해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1년여의 짧은 재임기간 중 절반 동안 표적성 감사를 받았다. 물론 비리는 없었다. 그가 어떤 가시밭길을 걸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그가 내세웠던 공약들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상급식. 김상곤의 문제제기 이전까지 우리나라에 보편적 교육복지라는 가치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었다. 하지만, 김상곤 때문에 사람들은 자각하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눈칫밥을 먹으며 상처받는 자녀들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입을 모아 무상급식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이번 선거기간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무상급식을 내세웠다.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여론에 떠밀린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의무교육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은 셈이다.

혁신학교도 마찬가지이다. 교육감이 된 후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인 혁신학교. 우리나라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교육현장에 익숙해져있던 선생님들은 변화를 두려워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공교육을 살려내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조금씩 전달되기 시작했고, 함께 길을 가겠다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났다.

무엇보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줄 세우기 교육에 지친 학생과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사교육비에 힘들어하는 학부모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자녀가 다니던 학교가 혁신학교 심사에서 떨어져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 특권학교 아니냐, 귀족학교 아니냐... 오해도 받았다. 확실히 혁신학교는 특별하다. 하지만 그 특별함은 소수를 위한 게 아니라 교육혁신을 위한 특별함이다.

타성에 젖은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수업을 혁신학교에서 찾아보기란 어렵다. 선생님이 열정적이고, 학부모가 신뢰하니 자연스레 아이들은 행복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학교 갈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는 아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제는 혁신학교를 찾아 경기도로 이사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름 난 혁신학교 주변은 집값도 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선심성 공약이라고 했지만, 김상곤은 차분한 계획과 준비를 바탕으로 단계를 밟아 조금씩 조금씩 공교육을 바꿔가고 있다.

이런 실천 덕에 무한한 존경과 지지를 받는 김상곤에게도 아킬레스 건은 있다. 바로 부인과 세 딸이다. 가족들 얘기만 나오면 할 말이 없다. 너무 미안하다. 부인 엄소현 씨와 7년 연애 끝에 결혼해 예쁜 세 딸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한없이 자상한 모습과 달리 딸들에게는 별로 인기 있는 아빠가 아니였다. 늘 늦게 들어오고, 언제나 바쁜 아빠였다. 남들처럼 아빠와 그 흔한 나들이 한번 제대로 가 본 적이 없고, 딸 셋의 애교를 받아줄 여유로움도 잊어버린 지 오래다.

한때는 결혼상대로 아빠같은 사람은 싫었다고 말하며 웃는 둘째딸...세정씨.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어보니 아빠가 자랑스럽단다. 아빠의 한결같은 모습과 고집스런 집념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걸 보면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단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아빠를 위해 한몫을 했다. 율동단 맨 앞에서 서툰 몸짓으로 열심히 율동하는 두 딸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아빠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전교조 교육감이니, 좌파 교육감이니 말많던 선거가 끝났다. 그는 한번도 “아닙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중상모략에 답답해 화를 낼 때도 그는 묵묵히 그의 갈 길만을 갔다. 그게 김상곤이다. 그는 길이 정해지면 곁눈질 한번 하는 적이 없다. 그 길이 험난하고 힘들수록 강한 집념의 카리스마는 그의 온화한 미소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새로운 4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런 그가 믿음직 스럽다. 또다시 홀로 가야하는 길이 외로운 싸움이겠지만,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는 외롭지 않다. 더욱 열심히 달릴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