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골리앗 K 후보님을 넘어뜨린 다윗 U 후보님을 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밤을 세워 축하 세리머니를 했습니다.그동안 서울에 있어도 정신이 자꾸 동수원사거리 쪽으로 이탈하길래 정신줄을 꽉 붙들었지만 오늘 스르르 놓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선배들이 사직서내고 도와주신 경우를 많이 봤지만 선거일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결정내리는 건 쌩뚱맞은 일입니다(저도 그건 압니다 ㅜㅜ).
제가 선거캠프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밥 많이 먹는데 밥값도 못하진 않을까 하며 민폐가 될까 망설였는데 오늘 드뎌 일이 터진겁니다. 바로 '유.시.민' 이 세글자 때문에요.
어제 캠프에서 지나가는 '관중-3'으로 밤을 지새고 새벽같이 열차를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이게 왠걸 무가지마다 1면엔 유시민 후보단일화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신문을 보는 사람들마다 경기도지사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한 기사를 읽는 겁니다.
<서울가는 누리로에서 앞에 계신 승객분이 경향신문 야권단일화 기사를 읽고 계시네요>
신문 뒤적이는게 일이라 7시부터 지면신문 스크랩프로그램인 '아이서퍼'를 돌려 오늘자 지면기사를 검색했습니다. '유.시.민' 딱 요 세글자만 넣고 검색을 하는데...
유시민 관련 기사 224건! "ㅎㄷㄷㄷ" 중앙-지역-경제-전문지 등 150여개 지면신문을 검색하는데 그중 어린이신문이나 영자지를 제외하고 매체당 1개 이상 기사를 실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 한번 "ㅎㄷㄷㄷ"...
이번엔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온라인은 더 난리가 났습니다. 네이버에서 최신순으로 뉴스보기를 설정하고 '유.시.민.'을 검색하면 거의 분단위로 새로운 기사가 뜨고 있습니다. 기사하나를 일고 다시 검색하면 또 다른 기사가 등록되어있고, 어느 순간엔 후보님이 누구누구를 만났다고 포토뉴스가 와르르르 올라갑니다. 아침 7시부터 이 글을 쓰기전까지 검색하고 읽고 또 다시 검색하고 읽어도 끝이나지 않습니다.
[아시아경제] "골리앗" 쓰러뜨린 유시민...새로운 시험대 올라
갠적으로 이 기사가 너무 좋아요 ㅋㅋ
며칠동안 대한민국의 모든 미디어가 유시민 경기도지사후보에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천안함에 관한 미스테리 작품을 집필하던 조중일보,대세일보들(?)은 물론 공천기간동안 돈세느라 정신없던 XXX당들도 뜬금없이 진보진영의 살림살이를 진.정(진짜.정떨어지게) 걱정해주고 있으니 살뜰한 이들로 인해 6월 그날까지 주야장천 지금 프레임 그대로 유지될 것 같습니다.
어찌나 다정하게도 남의 당 걱정을 해주시는지...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서 사표를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하시겠지만 언론모니터링을 하는 제 일의 특성상 모니터 앞에서 매번 유체이탈을 해야하는 고통(응?)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이 딸린 처자식이 없는지라 계약일이 얼마 안남은지라(ㅋ) 엔도르핀의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홧병'이 쉬이 생긴다는 B형/곱슬머리/해병대 등의 유전인자를 고루 갖춘 남자사람인지라 웰빙하러 동수원사거리를 찾습니다. 앞으로의 선거기간이 보람찬 시간이 될 거라 확신하니 벌써부터 행복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제가 해야될 일을 찾아가며 제대로된 자봉경험 챙기고 오겠습니다 ^^;
<우리 캠프는 어디있을까요 ㅋㅋㅋ 무단펌은 일단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