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와 인터뷰한 내용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참 이상하죠? 어제 기사가 올라왔을 땐 분명 이 부분을 잘라내고 기사를 썼었답니다.
제가 항상 원본을 쫓아가 스크랩을 하는데 어젠 없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후보님 공식 블로그 [유시민의 힘 http://blog.daum.net/uonlyu]에 가봤더니 이 내용이 추가되어 올려져 있더군요.
뭔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지 않나요?
(박원순)
-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바라는 게 있다면 청남대에서 낚시 한번 해보는 것”이라 할만큼 욕심이 없었던 분이 출마를 결심하신 것은 이번 선거가 절망적이어서 당조직의 노선을 최소한이라도 보존하고 싶어서 아닌가하는 제 해석입니다.
(유시민)
-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그럴듯하게 들리네요. 근데 이렇게 한번 설명해보죠. 이런 생각으로 대선출마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대통령이 된다면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죠. 장관을 하면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할텐데, 정책이든 다른 것이든 이렇게 하면 더 잘될텐데.. 이렇게 느꼈던 것들이 많이 있어요. 한번 해보고 싶죠. 되는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그렇지. 되기만 하면 해보고 싶은것이 있죠.
바깥쪽에는 제가 대통령으로 출마해서 지금까지 해 오던 이야기들을 해주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들이 있었죠. 저에 대해서 정치적 소유권 주장하는 분들이 자원봉사 해주고, 표 찍어주고 후원금 보내주고 하던 이분들이 ‘우리가 가진 꿈을 얘기해 보자, 왜 당신이 맘속에 두고 있는 꿈을 얘기하면 될텐데 안 하냐’는 요구를 강력히 하는 것이죠.
저는 ‘그거 안 된다. 우리들 소망이 아무리 간절해도 현실과는 간극이 너무 크다. 내가 출마해도 당선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선거전도 어렵고 표도 별로 못 모을 거다. 우리들은 이렇게 간절하지만 국민들도 그렇다는 증거가 없다. 우리들의 목소리는 아마 시끄러운 대선의 격랑 속에 묻혀버릴 것이다. 존재증명조차 못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죠. 서로가 서로에게 자산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힘겨루기를 몇 달간 한거죠.
저로서는 정치의 책임성 문제 때문에 저 분들이 저렇게 요구를 하는데 안될 때, 안되더라도 안되는 거 확인이라도 해야되지 않느냐. 그 분들도 ‘안 되는 거 알면 받아들일 텐데 왜 미리 안 된다고 그러느냐’ 이렇게 된 것이죠.
제가 처음 출마할 때부터 5가지 약속을 받은 것이 ' 귀하들이 생각하는 것이 옳고 간절해도, 현실은 그렇게 움직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에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다 한 상태에서 해 봅시가' 이렇게 약속한 것이거든요. 그 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첨에 생각했던만큼 넓진 않은 것 같아요. 이제 5일이 남았거든요.
처음에 불출마선언을 하라고 했습니다. 출마선언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불출마선언을 하느냐. 그냥 안하면 그냥 안하면 되는 것이지 그랬더니 불출마를 선언해야 대통합 신당이 되기 때문에 구국의 결단을 해서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많은 분들이 요구했어요. 그런데 도저히 인간적 자존심상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버팅겼죠.
그 다음엔 '출마하지 마라' 불출마선언까지 요구하지 않을테니 출마하지 마라 그랬죠. 7월말 8월초쯤 출마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는데, 전당대회 날짜도 안잡히고, 의제도 안잡히고, 소속당이 어?게 될 지 모르니까 출마선언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기다리다가 전당대회 하는 날 출마선언을 했단 말이죠. 그리고 일주일만에 선거인단 마감, 일주일만에 컷오프, 닷세가 남았는데 이젠 단일화! 경선해서 성적 안 좋으면 바로 들어가라는 얘기죠.
저보고 출마하라고 했던 분들의 간절한 소망이 있으니까, 또 현실과 소망사이 엄청난 간극이 있다는 얘길 수도 없이 하고 출마한 거니까 한 번이라도 우리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해보자는 간절한 소망이 있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는 무조건 제주·울산·강원·충북까지 해야한다.
(==========>맞습니다! 우리의 소망입니다!!!!!)
거기까지 해야 비로소 우리의 소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간극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뛰다가 빠져 죽을지, 그래서 돌아서야 할 지 판단해야 돼요. 우리는.. 고비마다 한발 삐끗하면 그냥 죽는 경기란 말이죠. 우리로서는,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래도 우리들의 소망이 국민의 소망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가는 데까지 온몸으로 밀고 가는 겁니다.
미숙하고 공약도 준비 덜 됐고, 치밀하지도 않지만 2002년 이후부터 5~6년 켜켜이 쌓인 한이라면 한, 소망이라면 소망, 정당한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가 있다고요. 우리는 그것을 세상을 향해서 화악 터뜨리고 싶은 거에요. 비록 목소리가 작아서 멀리가지 않고 더 이상 건너뛸 수 없는 간극을 만난다해도 단 한번만이라도 우리들의 원래 목소리로 소리질러 보고 싶은거죠.
단일화라는 정치공학적인 문제제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응할 수 없는 이유가 수 많은 사람들의 '좋은 정당, 정책 정당,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 당원이 주권자인 정당을 만들어서 진보적인 목소리 내고 대한민국을 사람사는 사회답게 만들어 보자'는 소망을 한번은 터뜨려 보자. 이제 20일 왔고, 앞으로 닷새 뒤면 또 우리가 소리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이해찬 후보님 보면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이고 스승이지만, 인간적 의리에 우선하는 저를 여기까지 밀어왔던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있는 것이죠.
